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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봄날 친구가 되었어요

그림 이야기꽃 제공

나비가 후~ 날린 꽃잎
팔랑팔랑 강아지 콧등에
마법처럼 연결되는 순간

팔랑팔랑
천유주 글·그림/이야기꽃·1만2000원

빼죽한 날처럼 얼굴을 아프게 긁어대던 바람이 보드라운 솜털로 변하는 이즈음에 봄바람 같은 그림책이 나왔다.

이 책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일단 제대로 된 독서 공간을 찾는 게 좋겠다. 책들로 빽빽이 둘러싸인 도서관이나 공부방의 책상 앞은 사절이다. 새순 사이로 햇빛 반짝이는 공원의 벤치가 적당하겠다. 벚꽃이나 살구꽃이 활짝 핀 나무 그늘 밑이라면 금상첨화!

살랑살랑 부는 바람결에 첫장을 넘기면 분홍꽃 흐드러진 나무 아래로 소풍 오는 통통한 고양이 ‘나비’가 보인다. “여기 참 좋구나.” 벤치에 앉아 소담한 바구니에서 참치김밥과 따뜻한 보리차를 꺼낸다. 이 옆으로 안경 낀 강아지 ‘아지’가 와서 앉는다. 아마도 매일 이곳으로 산책 와 같은 자리에서 책을 읽는 아지는 ‘오늘은 누가 있네?’ 생각하고는 곧바로 책에 빠져든다.

김밥을 집어먹는 나비의 콧등에 꽃잎이 떨어진다. 무심결에 후~ 불어 날린 꽃잎이 팔랑팔랑 날아가 아지의 콧등에 앉는다. 옴찔옴찔 킁킁대다 후~ 불어 날린 꽃잎이 이번에는 나비의 김밥 위에 떨어진다. 무심하게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지만 서먹함 한가득, 망설임 한가득한 둘의 얼굴. “김밥 드실래요?” “아이구, 고맙습니다!” 이제 둘은 떨어지는 꽃잎을 함께 응시한다. 두 친구의 마음속으로 봄이 깃든 것 같다.

‘꽃 피는 봄날의 인연 이야기’다. 단순한 이야기와 맑은 그림 속에 작가는 “이것으로 말미암아 저것이 생겨나고, 이것이 사라지면 저것도 사라진다”는 불가의 연기설을 포개어 넣었다. 겨울이 간 자리에 봄이 오고, 봄을 따라 꽃망울이 피어났으며 이 꽃을 즐기기 위해 산책을 온 나비와 아지 사이에 어떤 끈이 만들어졌다. 이 끈은 단단해질 수도 있고 느슨하게 이어질 수도 있고 언젠가 다시 끊어질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지금, 따뜻한 봄볕과 부드러운 바람을 함께 나눌 누군가가 생긴 것이고, 그 누군가로 인해 늘 오던 공원도, 한결같은 나무도 좀 더 반가워졌다. 나비와 아지처럼 가족끼리, 또는 나 홀로 단출한 나들이에서 처음 본 사람들과 우연히 과자 한조각을 나누며 마음이 훈훈해지는 순간을 경험해본 이들도 적잖을 것이다. 나들이 가방에 끼워넣어야 할 이 책은 이런 마법의 순간을 독려한다. 부끄럽기도 하고 거절당할까 떨리기도 하지만 짧게 건네는 말 한마디에, 작은 나눔에 마음속 봄꽃이 활짝 핀다. 마다할 일 없지 않나.

김은형 기자

그림 이야기꽃 제공

나비가 후~ 날린 꽃잎
팔랑팔랑 강아지 콧등에
마법처럼 연결되는 순간

팔랑팔랑
천유주 글·그림/이야기꽃·1만2000원

빼죽한 날처럼 얼굴을 아프게 긁어대던 바람이 보드라운 솜털로 변하는 이즈음에 봄바람 같은 그림책이 나왔다.

이 책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일단 제대로 된 독서 공간을 찾는 게 좋겠다. 책들로 빽빽이 둘러싸인 도서관이나 공부방의 책상 앞은 사절이다. 새순 사이로 햇빛 반짝이는 공원의 벤치가 적당하겠다. 벚꽃이나 살구꽃이 활짝 핀 나무 그늘 밑이라면 금상첨화!

살랑살랑 부는 바람결에 첫장을 넘기면 분홍꽃 흐드러진 나무 아래로 소풍 오는 통통한 고양이 ‘나비’가 보인다. “여기 참 좋구나.” 벤치에 앉아 소담한 바구니에서 참치김밥과 따뜻한 보리차를 꺼낸다. 이 옆으로 안경 낀 강아지 ‘아지’가 와서 앉는다. 아마도 매일 이곳으로 산책 와 같은 자리에서 책을 읽는 아지는 ‘오늘은 누가 있네?’ 생각하고는 곧바로 책에 빠져든다.

김밥을 집어먹는 나비의 콧등에 꽃잎이 떨어진다. 무심결에 후~ 불어 날린 꽃잎이 팔랑팔랑 날아가 아지의 콧등에 앉는다. 옴찔옴찔 킁킁대다 후~ 불어 날린 꽃잎이 이번에는 나비의 김밥 위에 떨어진다. 무심하게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지만 서먹함 한가득, 망설임 한가득한 둘의 얼굴. “김밥 드실래요?” “아이구, 고맙습니다!” 이제 둘은 떨어지는 꽃잎을 함께 응시한다. 두 친구의 마음속으로 봄이 깃든 것 같다.

‘꽃 피는 봄날의 인연 이야기’다. 단순한 이야기와 맑은 그림 속에 작가는 “이것으로 말미암아 저것이 생겨나고, 이것이 사라지면 저것도 사라진다”는 불가의 연기설을 포개어 넣었다. 겨울이 간 자리에 봄이 오고, 봄을 따라 꽃망울이 피어났으며 이 꽃을 즐기기 위해 산책을 온 나비와 아지 사이에 어떤 끈이 만들어졌다. 이 끈은 단단해질 수도 있고 느슨하게 이어질 수도 있고 언젠가 다시 끊어질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지금, 따뜻한 봄볕과 부드러운 바람을 함께 나눌 누군가가 생긴 것이고, 그 누군가로 인해 늘 오던 공원도, 한결같은 나무도 좀 더 반가워졌다. 나비와 아지처럼 가족끼리, 또는 나 홀로 단출한 나들이에서 처음 본 사람들과 우연히 과자 한조각을 나누며 마음이 훈훈해지는 순간을 경험해본 이들도 적잖을 것이다. 나들이 가방에 끼워넣어야 할 이 책은 이런 마법의 순간을 독려한다. 부끄럽기도 하고 거절당할까 떨리기도 하지만 짧게 건네는 말 한마디에, 작은 나눔에 마음속 봄꽃이 활짝 핀다. 마다할 일 없지 않나.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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