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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교실 확대…우리 아이 ‘학원 뺑뺑이’ 이제 그만 돌까

공적 초등돌봄 비율 12.5%에 불과

“아이 학원뺑뺑이 돌릴 바에야…”

출산 이어 여성 직장포기 주요인

돌봄 대상 2022년까지 20만명 확대

학부모들 “늦었지만 꼭 필요한 정책”

일각선 “노동 단축·유연근무제 절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서울 경동초등학교에서 열린 온종일 돌봄 정책 간담회에 앞서 돌봄교실에서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경동초 학부모인 배우 장신영씨./청와대사진기자단

맞벌이 부부였던 김은주(가명·37)씨는 지난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일과 보육을 병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닐 땐 퇴근 시간인 오후 6시 이후까지 맡길 수 있었고, 퇴근이 늦어질 땐 근처에 사는 친정어머니에게 아이를 잠깐씩 부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초등학교는 달랐다. 학교 수업은 오후 1시 전에 끝났고, 오후 5~6시까지 운영하는 방과후 돌봄교실은 경쟁이 치열해 떨어졌다. 친정어머니도 일을 하고 있어서 오후 시간 내내 아이를 온전히 봐줄 형편이 안 됐다. 김씨는 “오후에만 아이를 맡길 도우미를 구하려고 해봤지만 믿음이 가는 사람을 찾기 어려웠고, 비용도 부담됐다”며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방과후 교실과 학원을 뺑뺑이 돌 아이를 생각하니 육아에 전념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4일 초등 돌봄 대상자를 2022년까지 현행 33만명에서 53만명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온종일 돌봄체계 구축·운영 계획’을 발표한 배경에는 김씨처럼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의 ‘돌봄 공백’ 문제를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경력단절 여성 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지난해 새 학기를 전후한 2~3월에 초등학교 1~3학년(만 7~9살) 자녀를 둔 직장건강보험 여성 가입자 1만5841명이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집계됐다. 아이 돌봄 문제로 직장을 포기하는 여성이 적지 않은 것이다. 정부는 초등 돌봄 공백이 출산에 이어 여성들의 경력단절의 또 하나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핵가족화,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등으로 돌봄 수요는 증가하지만 공급은 부족하다는 여론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초등학생 가운데 돌봄교실과 같은 공적 돌봄을 이용하는 비율은 전체 학생의 12.5%에 불과할 정도로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학교 현장에서 ‘돌봄 로또’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만 0~5살 영유아들의 이용률은 68.3%에 이른다. 영유아들은 10명 중 7명가량이 어린이집 등 공적 영역에서 돌봄을 받고 있지만, 초등학생은 이런 인원이 2명이 채 안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두달 동안 교육부에 제기된 초등학교 관련 민원(1467건) 가운데 58.8%(862건)가 돌봄 공급을 늘려달라는 등 초등 돌봄과 관련한 민원일 정도로 국민의 요구는 뜨겁다.

이날 정부가 현재 33만명인 초등 돌봄교실 수용인원을 2022년까지 1조1053억원을 들여 20만명 늘리기로 하면서 친정이나 시가, ‘학원 뺑뺑이’에 의존해온 초등학생 학부모들의 육아 부담에 일부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초등학교 1학년생을 둔 직장인 고아무개(35)씨는 “돌봄교실은 학교 현장에서 로또라 불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며 “수용인원 확대는 늦은 감이 있지만 꼭 필요한 정책이다. 학부모들로서는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돌봄교실 수용인원 확대가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마들이 조직한 비영리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의 조성실 공동대표는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의 노동시간을 단축하거나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면 돌봄교실 수요가 자연스럽게 줄게 된다”며 “단기적으로 돌봄교실을 늘리는 것도 필요한 일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노동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서울 경동초등학교에서 열린 온종일 돌봄 정책 간담회에 앞서 돌봄교실에서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경동초 학부모인 배우 장신영씨./청와대사진기자단

맞벌이 부부였던 김은주(가명·37)씨는 지난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일과 보육을 병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닐 땐 퇴근 시간인 오후 6시 이후까지 맡길 수 있었고, 퇴근이 늦어질 땐 근처에 사는 친정어머니에게 아이를 잠깐씩 부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초등학교는 달랐다. 학교 수업은 오후 1시 전에 끝났고, 오후 5~6시까지 운영하는 방과후 돌봄교실은 경쟁이 치열해 떨어졌다. 친정어머니도 일을 하고 있어서 오후 시간 내내 아이를 온전히 봐줄 형편이 안 됐다. 김씨는 “오후에만 아이를 맡길 도우미를 구하려고 해봤지만 믿음이 가는 사람을 찾기 어려웠고, 비용도 부담됐다”며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방과후 교실과 학원을 뺑뺑이 돌 아이를 생각하니 육아에 전념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4일 초등 돌봄 대상자를 2022년까지 현행 33만명에서 53만명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온종일 돌봄체계 구축·운영 계획’을 발표한 배경에는 김씨처럼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의 ‘돌봄 공백’ 문제를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경력단절 여성 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지난해 새 학기를 전후한 2~3월에 초등학교 1~3학년(만 7~9살) 자녀를 둔 직장건강보험 여성 가입자 1만5841명이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집계됐다. 아이 돌봄 문제로 직장을 포기하는 여성이 적지 않은 것이다. 정부는 초등 돌봄 공백이 출산에 이어 여성들의 경력단절의 또 하나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핵가족화,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등으로 돌봄 수요는 증가하지만 공급은 부족하다는 여론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초등학생 가운데 돌봄교실과 같은 공적 돌봄을 이용하는 비율은 전체 학생의 12.5%에 불과할 정도로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학교 현장에서 ‘돌봄 로또’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만 0~5살 영유아들의 이용률은 68.3%에 이른다. 영유아들은 10명 중 7명가량이 어린이집 등 공적 영역에서 돌봄을 받고 있지만, 초등학생은 이런 인원이 2명이 채 안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두달 동안 교육부에 제기된 초등학교 관련 민원(1467건) 가운데 58.8%(862건)가 돌봄 공급을 늘려달라는 등 초등 돌봄과 관련한 민원일 정도로 국민의 요구는 뜨겁다.

이날 정부가 현재 33만명인 초등 돌봄교실 수용인원을 2022년까지 1조1053억원을 들여 20만명 늘리기로 하면서 친정이나 시가, ‘학원 뺑뺑이’에 의존해온 초등학생 학부모들의 육아 부담에 일부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초등학교 1학년생을 둔 직장인 고아무개(35)씨는 “돌봄교실은 학교 현장에서 로또라 불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며 “수용인원 확대는 늦은 감이 있지만 꼭 필요한 정책이다. 학부모들로서는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돌봄교실 수용인원 확대가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마들이 조직한 비영리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의 조성실 공동대표는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의 노동시간을 단축하거나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면 돌봄교실 수요가 자연스럽게 줄게 된다”며 “단기적으로 돌봄교실을 늘리는 것도 필요한 일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노동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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